앵커: 한국의 납북자가족단체가 또다시 접경지역에서 대북전단을 북쪽으로 날렸습니다. 지난달 말 살포 이후 11일 만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납북자가족모임은 지난 8일 밤 강원도 남북 접경지역에서 대북전단 뭉치를 매단 대형 풍선 3개를 북쪽으로 날려 보냈다고 9일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헬륨 가스를 채운 라텍스 풍선 1개에는 납치된 가족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소식지 9백 장 정도가 담겨, 모두 2천7~8백 장 정도가 살포됐습니다.
소식지에는 지난 1970년대 고등학생 납북자들과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의 부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 등 납북 피해자 7명의 얼굴과 납치 경위 및 그들에 대한 생사 확인과 송환을 촉구하는 내용이 인쇄됐습니다.
납북자가족모임 측은 풍선이 1시간 동안 날아간 뒤 떨어지도록 설정했다며, 이에 부착한 위치정보체계(GPS) 신호 송출기에 따르면 북한 강원도 금강군 남쪽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GPS 발신기가 강원도 양구군 이북의 금강군 남쪽까지 이동한 경로를 보여주는 지도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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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납북자가족단체 “북 생사확인 때까지 전단 날릴 것”
이 단체는 대북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단체들을 피해 지난달 27일 새벽 경기도 파주에서 기습적으로 전단을 날렸고, 이번엔 11일 만에 강원도로 장소를 옮겨 또다시 살포에 나섰습니다.
최 대표는 앞으로도 대북전단 살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저도 아버지 소식을 알아야 할 것 아닙니까? 그리고 소식지에 학생들도 나오지 않습니까? 수학여행 간 아이들을 계획적으로 간첩선에 태워서 북한으로 끌고 간 것 아니에요. 지금 전단지에 나온 학생 중에 두 명의 어머님들이 살아 계세요.

남북 왕래인원, 4년 연속 ‘전무’...교역액도 없어
이런 가운데 악화된 남북 관계를 반영한 통계를 담은 ’2025 통일백서’가 이날 공개됐습니다.
한국 통일부가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남북 간 왕래 인원은 4년 연속으로, 남북교역액은 2년째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 1995년 시작된 대북 인도적 협력 지원액도 19년 만에 완전히 끊겼습니다.
남북 간 연락 통로는 2023년 4월 7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단절시킨 뒤 복구되지 않았고, 이산가족 상봉은 재외국민이 북한의 초청을 받아 북한에서 가족을 만난 1건이 통계에 반영됐습니다.
이번 백서에서는 지난해와 비교해 ‘대화’를 언급한 부분이 늘었습니다.
지난해 백서는 정부의 남북대화 노력을 따로 다루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엔 ‘남북대화 재개 노력’이라는 제목을 마련했습니다.
백서는 윤석열 전 한국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를 통한 남북 대화협의체 설치 제안, 북한이 끊은 남북 연락 통로 정상화 노력, 남북대화 관련 조직의 대화 역량 강화 등을 대화 재개 노력으로 꼽았습니다.
또 정부가 북한 수해에 물자 지원을 제안하는 등 인도적 협력 재개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북한은 호응하지 않는 가운데 적대적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