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는 조용원 북한 노동당 조직비서가 공개활동을 재개한 것과 관련해, 이전의 지위를 회복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두 달 가까운 잠행 끝에 지난달 말 북한 관영매체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
당시 한국 통일부는 조용원의 모습이 사진으로만 확인됐다며,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켜볼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 공식 직함 호명 없이 사진으로만 확인이 되었는데 예단하지 않고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향후 김정은 총비서를 수행하는지 여부 그리고 직위가 공식적으로 확인되는지 등의 동향을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로부터 보름 정도가 지난 13일, 통일부는 조용원의 지위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용원이 지난 9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주북한러시아대사관 방문에 동행했고, 당시 북한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이름과 직책이 호명된 것으로 볼 때 지위가 회복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9일 김 총비서가 러시아 전승절을 맞아 러시아대사관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전했고, 조용원이 당 배지를 착용한 채 동행한 사진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앞서 조용원은 지난 2월 28일 개풍구역 지방공업공장과 종합봉사소 착공식 보도를 끝으로 관영매체 보도에서 자취를 감춘 바 있습니다.
이에 통일부는 지난달 말 “두 달 가까이 공개 활동이 없는 것은 주시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며 “과거 사례로 보면 고령에 따른 은퇴나 발병, 혹은 혁명화 교육이나 숙청 등 다양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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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신상 변동설이 제기된 가운데,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이 공개한 새 우표에 김 총비서와 함께 조용원의 모습이 담긴 것이 확인되면서 그 신변에 결정적인 이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북, ‘최현호’ 동급 새 군함 건조 중”
이런 가운데 북한이 해군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미국 북한전문매체들의 분석이 이어졌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전문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현지 시간으로 12일 청진에 있는 조선소에서 5천톤 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와 동급으로 보이는 새 군함이 건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공개된 함북조선소 위성사진에는 지난달 남포조선소에서 진수된 최현호와 비슷한 외형의 길이 약 1백44미터의 건조 중인 함선 모습이 담겼고, 다양한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수직발사장치도 갖춘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분단을 넘어’는 김 총비서가 최현호 진수식에서 언급한 동해함대에 배치될 구축함이 바로 이번 위성사진에 포착된 새 군함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또 화물선과 어선을 주로 건조하던 청진에서 구축함이 건조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북한이 해군 전력 증강을 위해 조선소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38노스’도 이날 북한 당국이 청진항 조선소에서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해당 시설의 군사적 중요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위성사진에 지난 3월 말부터 북한 건설여단이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작은 막사들이 담긴 것과 관련해선, 앞으로 더 많은 작업이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의 부지 개발 공사와 김 총비서의 신형 군함 시찰은 청진항이 군함 생산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