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앰네스티, 한국 대선후보에 북 인권 의제 질의

앵커: 다음달 한국의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제인권단체들이 북한 인권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인권 정책 시행 여부 및 이와 관련된 입장을 한국의 대통령 후보들에게 물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14일 주요 한국 대통령 후보자들에게 ‘10대 인권 의제’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앰네스티는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에게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 보호, 실현, 증진할 것을 촉구한다”며 “선출될 차기 대통령은 한국의 국제 인권 의무 이행을 공개적으로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여당인 국민의힘의 김문수 대통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 등에게 인권 분야에 대한 입장과 관련 정책 추진 의사를 질의했습니다.

앰네스티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 존중 및 증진, 평화적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권리 존중 및 증진, 성 평등 증진 및 차별·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보장, 성소수자 권리 보호 및 차별 종식, 차별 및 고문 금지, 기후 정의 달성, 북한인권 증진, 분쟁지역 무기 이전 및 기업의 인권 책임, 사형제 폐지 등 10가지를 질의했습니다.

앰네스티, 북 인권 관련 4개 정책 추진 여부 질의

이 가운데 북한인권 증진 분야에서는 모두 4가지 정책의 추진 여부를 질의했습니다.

앰네스티는 한국 대통령 후보자들에게 한반도에 관한 한국 정부의 외교활동에서 인권 문제를 핵심 의제로 삼을 것과 한국에 도착한 북한 주민을 박해나 기타 인권 침해의 위험이 존재하는 곳으로 강제송환하는 일이 없도록 한국의 국내법과 규정을 개정 및 보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남북관계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북한 및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북한 내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민사회 단체 및 유엔을 포함한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최재훈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북한 담당관의 말입니다.

[최재훈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북한 담당관]국내 북한 인권 단체들의 활동이 아무래도 올해 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단체들의 활동이 줄어들면서 북한 인권에 대한 목소리도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정부가 한반도와 관련해서 대한민국 외교 활동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핵심 의제로 나올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줬으면 합니다.

탈북민 강제 북송 반대 시위
탈북민 강제 북송 반대 시위 유엔본부 앞에서 북한 인권 활동가들이 중국과 북한에 탈북민 강제 북송을 멈추라고 외치고 있다. (RFA)

앰네스티는 대통령 후보들이 관련 항목별 요청 및 질의에 대해 ‘추진’, ‘일부 추진’, ‘추진 불가’ 등으로 응답한 답변을 오는 23일 자정까지 취합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앰네스티는 “(한국의) 유권자들이 각 후보의 인권 정책과 이행 의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 및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 후보자들의 답변을 게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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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지난 12일 한국 대통령 후보들에게 인권 정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습니다.

HRW는 한국 대통령 후보들에게 민주주의의 견제 장치, 표현의 자유, 사회적 약자 및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 디지털 권리와 온라인 안정성, 환경권, 사형제도, 북한인권 정책 등과 관련한 16개의 질의를 보냈습니다.

이 가운데에서 북한인권 정책에 대해서는 북한인권재단이 여전히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질의를 제기했습니다.

HRW는 대통령 후보들에게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포함한 북한인권법 실행 방안과 일관된 대북정책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 그리고 북한과 협력하며 북한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 등을 물었습니다.

윤리나 HRW 선임연구원은 “HRW의 질의는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인권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 후보자들이 입장과 개선 방침을 유권자들에게 밝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HRW는 오는 20일까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개혁신당 등으로부터 답변을 받아 이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