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평안도, 황해도를 비롯한 내륙 지역 주민들이 한창 여무는 텃밭 감자를 조기에 수확했습니다. 무슨 영문인지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에서 고산지대로 날씨가 추운 양강도와 함경북도 등 북부지역에서는 4월 말 경 감자를 심어 9월 말~10월 초 수확하지만, 날씨가 따뜻한 평안남도와 황해도 등 중부 내륙지역에서는 3월 중순 감자를 심어 하지(6.21)이후 수확합니다.
하지만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은산군 사람들은 이미 살림집 텃밭에 심었던 감자를 전부 캐 들여 방안에 쌓아 놓았다”고 전했습니다.
“이달 초부터 하지(6.21)까지는 텃밭 감자가 한창 크고 여무는 중요한 시기”라며 “하지만 감자 도둑이 너무 많아 미리 수확한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새알만한 감자가 달리기 시작한 5월 하순부터 가족이 교대로 감자밭 경비를 섰지만 감자 도둑을 막기가 쉽지 않아 지난달 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텃밭 감자 수확을 끝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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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은 “여물지 않은 물 감자라도 미리 수확해 가족이 자는 살림집 방안에 들여 놔야 가족의 식량으로 보탬이 될 수 있어 감자 수확기가 앞당겨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황해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해마다 이맘때면 텃밭 감자 도둑으로 하루가 멀다하게 동네가 소란스러웠다”며 “보릿고개인 4~6월에는 절량세대가 많기 때문에 땅속에서 감자가 달리기 시작하면 텃밭이 없는 사람들이 감자 도둑질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농장 밭에서 감자 캐려다 노동단련대 수감”
소식통은 “이 때문에 사리원에서는 감자 도둑을 사전에 막는다며 살림집 텃밭에 심어놓은 감자를 5월 말부터 캐기 시작해 이달 초에는 감자 수확이 끝났다”고 밝혔습니다.
“올감자는 하지(6.21) 이후 캐야 주먹만큼 커서 수확량도 많고 감자가 잘 여물어 가루가 팍팍 일어 맛있다”며 “하지만 감자 도둑이 너무 많아져 일찍 캐지 않으면 감자 농사가 빈손일 수 있다”고 이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개인 살림집 텃밭에 심어놓은 감자 수확이 조기에 끝나자 배고픈 사람들은 농장에서 강냉이 고랑 사이 심어놓은 감자를 몰래 캐려고 농장 밭에 가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농장 밭에는 순찰대가 주야 경비를 서고 있어 감자를 캐려고 밭에 들어갔다가 잡히면 안전부에 넘겨져 노동단련대에서 강제노동 처벌을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