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 최첨단 기계 설비를 공급한 중국 회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북한에 기계가 전달된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제재와 수출 통제법을 무시하는 중국의 태도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지난 2015년 중국의 기계 회사가 유럽산 제어 소프트웨어가 포함된 6축 CNC, 즉 컴퓨터 수치 제어 기계 두 대를 북한에 수출한 사건을 15일 재조명했습니다.
지난 2015년 유럽 정부는 다국적 중국 기업인 선양기계공업회사(SMTCL)가 UN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무시하고 북한에 서양 통제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컴퓨터 수치 제어 기계 두 대를 공급한 증거를 입수했습니다.
CNC 기계는 컴퓨터 수치 제어를 사용해 작동하는 자동화된 기계로, 북한의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의 부품 생산에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회사가 북한에 수출한 CNC 공작기계용 제어 장치는 주요 서방 공급국에서 수입한 다양한 하위 구성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당초 핵과 미사일 또는 재래식 군사 프로그램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전략적 무역 통제법에 따라 북한이나 다른 제재 국가로 재수출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었지만 이를 위반한 겁니다.
이 사건이 드러나자 중국은 유럽 국가의 형사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직접 내부 조사를 실시해 최근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중국은 보고서를 통해 이 판매가 합법적이라고만 언급했고, 허가 없이 재수출을 금지하는 공급국의 수출 규정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또 기계가 중국 단둥의 작은 튤립 상인에게 판매되었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에 기계가 전달된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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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CNC 기계를 포함한 핵 개발에 필요한 부품들을 해외에서 들여와 핵 능력을 강화하는데 꾸준히 힘쓰고 있습니다.
RFA 주간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출신 리정호 코리아번영개발센터 대표의 말입니다.
[리정호] 북한이 공개한 고농축 우라늄 제조 시설은 2000년대 초, 원심분리기를 비롯한 특수 설비들을 수입해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때 북한은 CNC(컴퓨터 수치 제어) 최첨단 기계 설비들도 많이 수입했는데요. 당시 제 동료들이 수입에 관여했기 때문에 제가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에 따르면 선양기계공업회사(SMTCL)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러시아에도 기계 도매업체를 통해 여러 차례 기계를 수출했으며, 일부 거래처는 러시아 군 산업 지원 등의 이유로 이미 제재를 받은 업체들입니다.
ISIS 연구팀은 중국이 제재와 수출 통제를 이행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다며 서방 정부는 선양기계공업회사(SMTCL)와 같은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을 더욱 면밀히 조사하고, 위반이 발견될 경우 신속하게 제재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선양기계공업회사(SMTCL)가 최근 러시아로 수출한 물품의 품목분류(HS) 코드가 산업보안국(BIS) 공통 고위험 품목 목록(CHPL)에 포함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이 회사가 제재 대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RFA자유아시아방송 김지수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